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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0. 6. 15. 00:01 전기 자동차

현대차 '남는 전기 빼 쓰는 전기차' 출시

세계 두 번째 V2G 기술 장착
배터리에 저장된 전기
가정·빌딩 등 시설에 공급
전력 재판매로 수익 창출

현대차가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빼다 쓸 수 있는 전력망연결(V2G)형 전기차를 올 하반기부터 출시한다.

V2G를 탑재하면 가정이나 건물·빌딩 등 시설에 전기를 공급해 최대 전력 사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정전 예방이나 전력 재판매까지 가능하다. 자동차가 일종의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(ESS151) 역할을 하는 셈이다. V2G는 전력망이 안정적인 우리나라보다 해외 국가에서 더 필요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.

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생산하는 전기차 '코나 일렉트릭'과 '아이오닉 일렉트릭'에 V2G 트림을 추가한다. 전기차에 V2G 기술을 장착한 건 닛산 '리프'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. 그러나 닛산은 승용 전기차 모델이 1종에 불과하다. 반면에 현대차는 내년까지 최대 5종에 V2G를 적용,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.

<현대차 코나 일렉트릭.>

현대차는 애초 내년 출시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차량 'NE'부터 V2G를 적용하려 했다. 그러나 이를 기존 전기차 모델에도 적용, 출시하기로 했다.

V2G는 주차 중 유휴 전력을 이용하는 형태로 전력망을 통해 전기차를 충전하고 남은 전기를 다시 가정이나 빌딩 등 전력망에 송전(방전)할 수 있다.

전기차 1대에 저장된 전기 약 60㎾h는 5가구(4인 기준)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양이다. V2G 차량이 약 10만대 보급될 경우 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 용량에 준하는 500MW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.

특히 V2G를 이용하면 전력 재판매도 가능하다. 예를 들어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한 밤·새벽 시간에 충전한 후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여름·겨울철 낮에 되팔면 최소 3배의 판매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.

현대차가 이번에 완성한 V2G 기술은 미국 표준 규격에 따라 최대 10㎾ 충·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. 차량탑재충전기(OBC)를 개선해 직류와 교류를 양방향으로 변환하고, 전압과 전력 주파수 등을 전력망과 동기화하기 위해 'AC(교류)↔DC(직류) 컨버터' '승압·강압 컨버터' 등 양방향 전력제어 회로를 적용했다. 또 V2G 전용 충전케이블에는 성인 주먹 만한 크기의 양방향 계량기를 장착, 충·방전에 따른 안정적 검침이 가능하다.

업계 관계자는 “V2G 전기차를 4~5대만 활용해도 대형 빌딩의 전기를 충족시킬 수 있고, 낮의 전력 피크 때 작동하는 야외 공사 설비 등에 적용하면 엄청난 비용을 줄일 수 있다”면서 “V2G는 전력 수급이 불안정하거나 전기요금이 5~9배 이상 차이 나는 유럽·일본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”이라고 말했다.

현대차 관계자는 “V2G 기능이 장착된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현재 판매하는 차량에 대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지 여부 공개는 어렵다”고 말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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